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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쳐✨
/2023.04.09/일반

수업을 감상하세요.

조회수 : 1397

수업은 현대예술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미술관에 가면 뭐든 조심스럽습니다. 작품인지 일반 조형물인지, 때론 편의시설인지도 확신이 서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다리가 아파도 확신이 서지 않는 의자처럼 생긴 무언가(?)에는 다른 사람이 먼저 앉기 전에 앉을 수가 없습니다. 실제로 마르셀 뒤샹은 1917년 직접 만들지도 않은 남성용 소변기를 그것도 가명으로 서명하여 뉴욕 그랜드 센트럴 갤러리의 앙데팡당전에 출품하기도 했습니다. 평범해 보이거나, 때론 흉측해 보이는 그 어떤 것도 어쩌면 예술품일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니, 미술관에서는 내 느낌이나 작품에 대한 판단을 말로 표현하는 것이 조심스러워졌습니다. 아마 무언가 작가는 의도가 있었을 테고, 그 작가는 분명 저보다는 예술에 대한 전문성을 가졌을텐데, 아주 잠깐의 감상으로 평가한다는 것이 예의가 아닌 것 처럼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수업을 하는 선생님들도 예술가와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다른 선생님들에게 수업을 공개하는 수업은 마치 미술관에 출품하는 예술가의 마음일 것입니다. 수업을 준비하면서 수 많은 고민을 하고, 자신의 수업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을 모색하여, 자신의 최선의 선택을 수업에서 수행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수업하는 선생님의 이러한 과정을 알지 못하고 수업을 참관하게 됩니다. 

수업을 참관할 때, 자신이 가장 존경하는 예술가의 작품 전시회에 간 예술가 지망생의 마음으로 참여하면 어떨까 싶습니다. 아마 예술가 지망생은 각 작품들을 보면서 작가의 숨은 의도를 찾으려 노력하고, 작품의 배치순서, 작은 붓터치 하나, 조명, 심지어 실내 공기까지도 나름의 의미를 부여하려고 할 것입니다. 절대 쉽게 자신의 시선에서 해석하거나 판단하지 못하게 됩니다. 뭔가 이상한 부분이 보일지라도, 왜 작가가 그러한 선택을 했을지에 대해 고민할 뿐, 비판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도 수업을 이러한 관점에서 감상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수업 중 모든 행위는 수업자의 의도가 포함된 것임을 잊지 말고, 수업자는 어떤 목표를 이루기 위하여 이러한 선택을 하고 있는 것인지 끊임 없이 궁금해하며, 그 목표는 학생들에게 어떻게 도달되어가고 있는지 객관적으로 관찰할 수 있어야 합니다. 수업 감상을 잘 할 수 있는 방법들을 익혀 수업자의 성장을 돕는 수업친구가 되어주시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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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소통하며 성장하는 문화 만들어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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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ect22 05월 24일 대댓글

작품이나 수업 모두, 예술가나 선생님들의 의도와 열정이 담겨있기에 끊임없이 관찰하고 고민하는 것이 중요해요. 집중해서 감상하며 성장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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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789 05월 25일 대댓글

수업의 예술적 가치와 선생님의 고민을 이해하며 감상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함께 자라는 수업친구가 되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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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joyfully 05월 25일 대댓글

감상이라는 것이 그리 쉽지 않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낀 글입니다. 예술품이든 수업이든 우리는 자세하게 관찰하고 이해해야 한다는 점을 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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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789 05월 25일 대댓글

수업도 예술이라는 생각이 드는 글이었습니다. 수업에서도 선생님의 고민과 선택이 담겨있으니, 비판하지 말고 감상해보자는 메시지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