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자의 역할이 어렵고 버겁게 느껴지셨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좋은 수업을 과정의 관점에서 바라보았듯, 좋은 진행도 마찬가지로 진행자 선생님의 성장 과정으로 생각하시면 좋겠습니다.
“완벽함은 달성할 수 없지만, 완벽함을 추구한다면 우리는 탁월함을 잡을 수 있다.”
- 빈스 롬바르디
따라서 우선 시작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함께 할 선생님을 찾아야 합니다. 아주 친한 친구도 좋고, 자주 만날 수 있는 같은 학교 선생님도 좋고, 외부에서 함께 활동하는 전문적학습공동체도 좋습니다. 선생님이 먼저 함께하기를 제안해 보세요.
동료가 생겼다면 동료를 존중해 주셔야 합니다. 그런데 존중한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높이고 귀하게 여긴다는 뜻의 존중은 우리가 자주 사용하고 익숙한 말이지만 명확히 정의내리기란 참 어려운 말인 것 같습니다. 주변에 존중한다고 말하지만 자세히 보면 행동은 그렇지 못한 사람들을 생각보다 쉽게 만날 수 있고, 때론 나는 존중한다 생각하고 상대방을 대했지만, 상대는 그렇게 느끼지 못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모호해 보이지만 존중은 대화에 꼭 필요한 요소입니다.
비폭력대화에서는 부탁과 강요를 상대방에게 거절당한 순간에야 알수 있다고 말합니다. 예를 들어,
A : 선생님, 내일 저희 모임 준비 때문에 손이 좀 필요해요. 이따 좀 도와주실 수 있어요?
B : 죄송해요. 오늘 좀 바빠서요.
와 같이 대화가 이루어졌다고 가정해 봅시다. B의 대답을 듣고 A가 ‘내일 모임은 B선생님 때문에 하는 건데, 그걸 내가 다 준비하고 있는데, 이걸 안도와 준다고?’와 같은 생각이 들었다면 A선생님은 부탁이 아닌 강요를 한 것입니다. 이는 이미 A선생님이 말하는 순간 B선생님이 도울 것을 예상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상대방이 거절했을 때, 나에게 부정적 감정이 든다면 이는 부탁이 아닌 강요입니다. 진짜 부탁은 그 순간 상대가 내 부탁을 거절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더 나아가 상대가 지금 중요한 욕구를 성취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입니다.
존중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존중하려고 노력하는 나의 언행이 때론 상대에게 그렇게 느껴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특히 성찰을 위해 상대를 자신의 모습을 직면하게 만들려는 과정에서는 더욱 그렇게 느껴질 위험성이 있습니다. 이 때, 진짜 존중하는 사람은 상대의 미묘한 감정의 변화를 읽고, 특히 부정적 언행이나 감정이 느껴진다면, 상대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행동이나 감정에 숨은 목표를 발견하여, 부정적 행동을 목표를 향한 발걸음으로 바꾸어 주는 사람입니다.
말은 결코 온전히 전달될 수 없습니다. 지금껏 살아온 삶이 말에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그 누구도 동일한 삶을 살지 않았듯, 그 어떤 표현도 객관적으로 전달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이러한 차이를 인정하고, 상대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며 수업대화를 이어나가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