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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23/일반

좋은수업에 관한 새로운 관점- 성장의과정=좋은수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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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수업(good teaching)을 하고 있는가?

그렇다. 나는 좋은수업을 하는 교사다. 하지만 완벽하진 않다. 언제나 부족하고, 언제나 해결해야할 숙제가 생긴다. 역설적이게도 그렇기 때문에 나는 내가 좋은수업을 하고 있다고 믿는다.

교사는 각자 자신만이 지향하는 수업의 모습이 있다. 비슷해 보일지라도 자세히 보면 모두 다르다. 동일한 수업을 보더라도 서로 다른 수업의 장단점을 찾아낸다. 특히 교사는 다른 교사의 수업을 보면 아쉬운점을 찾아내는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에 언제나 내 수업도 다른 교사가 보면 아쉬운점 투성이인 수업이다. 물론 나 또한 수업을 한 후에 내 수업이 완전히 만족스럽진 않다. 그럼에도 나는 항상 좋은수업을 하고 있는 교사라고 생각한다. 좋은수업을 평가하는 기준이 ‘결과’가 아닌 ‘과정’에 있기 때문이다. 


과정을 중심에 두어야한다.

작년 수학과 1정연수에서 선생님들에게 좋은수업이 무엇이라 생각하는지에 대해 질문한 적이 있다. 선생님들은 다음과 같은 답변을 들려주었다.

‘학생이 다음 수업에 궁금함을 느끼는 수업’, ‘교사와 학생들이 서로 존중하는 수업’, ‘학생들이 아하!의 순간을 경험하는 수업’, ‘시계를 볼 겨를 없이 몰입할 수 있는 수업’, ‘학생의 참여, 흥미, 이해가 높아지는 수업’, ‘교사와 학생이 서로 자극을 주고 받는 수업’

선생님들은 이처럼 학생들이 잘 배울 수 있도록 자신들의 수업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이러한 목표를 설정하고 자신의 목표를 분명히 인식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임은 틀림없다. 하지만 목표를 세우는 것은 목표에 다다르게 만들기에는 충분하지 않다. 자신의 수업 목표와 일치하는 수업을 하게 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며, 절대 단숨에 체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교사를 지속적으로 성장의 과정에 놓이게 만드는 일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좋은수업은 과정을 중심에 두고 평가되어야 한다. 즉, 교사를 성장하게 하는 수업이 좋은수업이 되어야 한다.

좋은수업의 요건

완벽한 수업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설령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그 수업은 결코 좋은수업이 아니다. 그 수업은 정체되어 성장이 멈추었기 때문이다. 교사가 수업을 통해 성장할 수 없다면 그 수업은 좋은 수업이 될 수 없다. 반면 엉망진창으로 보이는 수업이라도 수업을 준비하고, 실행하고, 성찰하는 과정을 통해 교사가 성장한다면, 이 수업은 좋은수업이다. 따라서 경력이나 기본적인 역량을 떠나 모든 교사는 좋은수업을 할 수 있는 자격은 이미 갖추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좋은수업의 요건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사용하는 문화가 생겨나길 기대한다.

1. 교사는 수업에서 고민을 가지고 있다.

2. 교사는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3. 교사는 노력의 결과를 수업에서 실천했다.

4. 교사는 수업의 성과를 성찰하며 새로운 목표를 설정한다.

위 4가지 요소를 통해 좋은수업을 판단하고 스스로 좋은수업을 하는 교사가 되는 것은 스스로를 성장의 과정에 지속적으로 올려놓는 일이다. 또한 다른 교사의 수업도 이러한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상처를 주고 받는 수업협의의 문화에서, 서로의 고민을 나누고 함께 해결하며 함께 성장하는 수업나눔의 문화를 만들 수 있다.

가. 수업에서 고민을 가진다는 것

고민은 자신이 추구하는 목표와 현실의 괴리에서 발생한다. 따라서 목표를 분명히 아는 것이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고민을 떠올리면 목표를 찾기보다 해결책을 찾기에 급급하다. 그리고 이렇게 찾은 해결책은 현재의 상황을 다소 해소할수도 있으나 교사의 근본적인 목표에 도달하게 하는데는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하여, 또 다시 새로운 고민을 생성하게 된다. 예를 들어, 학생들이 수업에서 학습지를 잘 채우지 못하는 것을 고민으로 가진 교사가 있었다. 이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교사는 학습지에 빈 칸을 만들어 쉽게 채울 수 있도록 변경하였다. 이러한 변화가 학생들이 학습지에 답을 채우게는 만들었지만,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답을 채워 넣는 학생을 보며 또 다시 고민이 생겼다. 이처럼 단순히 고민이 나타나는 현상에만 주목하고, 이를 해결하려는 시도는 교사의 성장에 크게 도움이 되지 못한다. 성장은 성찰의 결과물이다. 고민에 깊이 머물러야 한다. 그러기 위해 고민의 실체를 드러내야 한다. 그게 바로 목표다. 학생들이 학습지에 적는 행위는 교사의 진짜 목표가 아닌 것이다. 학생들이 학습지에 기록하는 행위를 통해 기대하는 교사의 목표는 따로 있다. 이를테면, 학습지의 내용을 채우기 위해 필요한 일련의 수학적사고 과정을 학생들이 경험하게 하는 것이다. 이처럼 고민으로부터 목표를 분명히 한다면, 교사가 수업을 준비할 때, 어디에 초점을 두어야 할지 보다 명확해질 수 있다.

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인다는 것

고민을 통해 목표를 분명히 했다면,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한 학생에게 필요한 경험을 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좋은수업에 대한 질문의 답변을 보면 배움의 주체가 학생이라고 생각하는데는 큰 이견은 없는 듯 하다. 하지만 그러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 수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는 학생을 주체로 놓지않는다. 학생들이 잘 배우도록 ‘내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를 주로 고민한다. 고민의 시작은 ‘학생들이 어떤 경험을 해야 나의 목표가 달성될 수 있는가’여야 한다. 학생들에게 필요한 경험을 선정한 후에, 실제 수업에서 학생들이 그러한 경험이 가능하게 하기 위해 ‘내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해야 하는 것이다. 

다. 수업에서 실천한다는 것

 수업을 준비하는 노력이 기대하는 결과를 항상 보장하지는 않는다. 애초에 내가 수업에서 학생들에게 기대하는 경험이, 모든 학생들이 경험할 것이라고 기대할 수 없다. 수업에는 수 많은 요인이 상호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쳐, 모든 요소를 통제하고 대비할 순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대하는 바대로 수업이 진행되지 않더라도 낙담할 필요가 없다. 자신의 목표가 분명한 상태로 수업을 진행하면, 목표와 현실의 괴리지점이 보다 명확하게 보일 것이고, 괴리가 발생하는 원인에 대한 해석이 더욱 정확해진다. 이러한 변화만으로 교사는 성장하는 것이고, 수업을 진행하며 수업을 바라보는 시야가 커진 것이다.

하지만 수업을 온전히 기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물리적으로 수업 중 모든 과정을 기억하는 것이 불가능할뿐더러, 수업 직후에도 수업에 대한 상당부분의 기억은 소실되어버린다. 또한 남아있는 기억들 또한 주관적 해석이나 판단의 결과인 경우가 많다. 따라서 수업을 성찰하기 위해서는 기록이 필요하다. 영상을 촬영하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매번 촬영하고 그 결과를 직접 확인하는 일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따라서 학생들의 활동을 기록하는 수업중에 기록하고, 수업에서 사용한 학생들의 학습 결과물들을 수업 후 최대한 빠른 시일내에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라. 수업을 성찰한다는 것

수업을 준비할 때, 학생들에게 제공할 경험을 선정하였다. 수업의 성찰은 선정한 경험이 학생들에게 실제로 어떻게 진행되었는지를 면밀히 살펴보는 과정이다. 먼저 의도대로 학생들의 경험이 진행되었다면, 그 경험이 실제로 목표한 배움을 이루도록 만들었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교사가 의도한 경험을 수행했음에도 때론 학생들은 배움에 도달하지 못할 수 있다. 때론 학생들은 교사의 기대와 다른 경험을 하게 되거나, 아무런 경험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이때, 이러한 현상의 원인은 무엇인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등 새로운 고민을 시작하며 지속적으로 좋은수업을 진행해 나가야한다.

하지만 혼자는 쉽지 않다. 지속적인 성장의 과정에 자신을 올려놓는 것은 힘든 일이다. 이 때 동료의 지지와 협력은 큰 힘이 된다. 모든 수업을 함께 나눌 순 없겠지만, 종종 수업을 함께 나누고 고민하며, 서로의 성찰을 돕는 동료가 있으면 좋다. 서로의 고민에 머무르며 고민 속 목표를 밝힐 수 있도록 질문해주고, 수업을 참관하며 학생의 경험을 면밀히 관찰하고 공유해주면 서로가 서로의 성장을 촉진시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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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소통하며 성장하는 문화 만들어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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