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과 같은 질문이 올라왔다.
선생님들 지혜를 구합니다. 오늘 학부모님과 상담중에 어떤 교사가 어떻다느니, 제 담당교과 시험 난이도가 어떻다느니, 더 쉽게 출제해주라는 둥..이런말을 하시더라구요. 너무 불편하고 화가 났는데 어떻게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을까요?..
이런 이야기를 앞에서 들으면 상당히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
내가 해결해야 할 수 없는 문제 같기도 하고, 내 권한을 침해하는 행위로 여겨지기도 한다.
다른 교사에 대한 이야기는 내가 어찌해야 할지 모를 당혹감을 주고, 시험 난이도에 대한 이야기는 내 고유 권한에 대한 침해와 나의 전문성을 의심하는 듯한 생각마저 갖게 만든다.
이러한 감정상태에서는 상담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기 어렵다.
잠시 숨을 돌려볼 필요가 있다.
교사역할훈련과정에서는 문제 소유의 구분을 시작으로 하고 아들러 심리학에서도 과제의분리를 중요한 요소로 꼽는다.
지금 이 상황에서 사실 불편한 사람은 학부모다. 불편한 감정의 주체는 학부모임을 잊지 않는 여유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 감정을 나의 감정과 분리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감정을 평소 수준으로 돌려놓아야만 대화가 시작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감정이 평온해 지기 전에는 조언, 변명, 충고, 설명 등 그 어떤 것도 소용 없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학부모의 감정을 먼저 이해해보자.
먼저 '다른 선생님에 대해 안좋게 평가'하는 것은 자녀와 해당 교사와의 문제가 있다고 여기고 걱정되는 마음일 것이고, '시험 난이도'에 대한 이야기는 자녀의 시험성적이 좋지 못해 이 역시 자녀에 대한 걱정일 것이다.
이 마음을 읽어주는 것이 가장 처음 시도해야 할 대화인 것이다.
그렇지 않고 다른 이야기, 예를들어, 상황을 설명하거나, 교사의 편을 들거나, 시험 난이도에 대해 분석하는 등의 일은 대화를 더욱 어렵게 만들 뿐이다.
따라서 '학부모님... 요즘 **이 때문에 걱정이 많으시죠?' 와 같은 이야기로 시작하는 것이 가장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적당히 공감과 지지를 표하고, 학생에 대한 긍정적인 면들을 함께 들려주며, 학부모가 보다 안심하고, 학생을 더욱 믿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다.
사실 이런대화는 길지도 않다. 몇 마디 오가면 학부모는 다시 평상시 감정상태로 돌아올 것이고, 이제 진짜 필요한 상담과 정보를 주고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다.
"학부모님의 걱정을 이해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다른 선생님에 대한 평가'는 자녀와 해당 교사와의 문제가 걱정되는 마음일 것이고, '시험 난이도'에 대한 이야기는 자녀의 성적에 대한 걱정일 것입니다. 이러한 마음을 읽어주는 것이 대화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함께 공감과 지지를 표하며, 자녀에 대한 긍정적인 면들을 들려주어 학부모가 안심하고 자녀를 믿을 수 있도록 도와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