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이 바뀌면 학교가 바뀐다고 굳게 믿고 있었다. 아니 내가 그런 믿음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믿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kbs 3부작 교육혁명 미래교육을 찾아서의 영상을 보고 수업으로 이렇게 많은 변화를 이루어낼 수 있다니
놀랍고도 내가 이렇게 하지 못한 지난 학생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마져 든다.
많은 선생님들이 김수애 선생님과 같은 고민을 많이 했을 것이다.
의욕없는 학생들로 살아있는 아이들이 1/3도 채 안되는 교실의 모습에서
힘이들고 지치고, 무언가 변화를 위해 노력하지만 번번히 실패를 맞보게 되는...
그 해결책으로 거꾸로 교실을 시행해보게 된다.
이미 외국에서는 몇 년 전부터 이슈가 되어온 듯 하다.
외국의 교사도 마찬가지로 현재 우리와 같은 고민을 햇었었다.
수업속에서 좌절감을 느끼고 학생과 교사가 소통하고 학생들끼리 협력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수업을 진행하면서
그런 어려움을 해결해 내고 있다.
처음으로 기대반 걱정반으로 시작한 거꾸로수업.
첫 수업 부터 선생님은 수업 중 받은 감동에 떨림을 느낀다. 이 찌릿찌릿함이 거꾸로 수업을 계속해 나갈 동력이다.
수업을 하고 가장 즉각적이고 큰 변화를 일으킨 부분이 자는 학생이 한 명도 없다고
자신있게 이야기하는 선생님의 모습이
그 목소리에서 수업에서의 만족감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교실, 학습, 교수에 대한 패러다임의 변화가 요구 되는 일이기도 하다.
교사가 가르쳐야한다라는 생각을 버리는 일. 이것부터 시작되어야 할 일인 듯 싶다.
학생들을 통제하거나 자신의 강의에 몰입하게 억지로 만드는 일을 그만 두고 학생스스로 배움에 대한 책임을
가지게 해주면 기적적으로 변화가 일어난다. 정말 영상을 보고 있으면 마법을 부린 듯 하다.
많은 이론들이 이야기 한다. 하지만 교사가 학생들을 믿지 못한 건 아닌가 싶다.
학생들끼리 스스로 배우는 것이 교사로서 일방적으로 제공되는 텍스트 및 강의를 보고 듣는 것보다
훨씬 도움이 되리라는 사실을 알지만
쉽사리 학생에게 맡기는게 두렵고 쉽지 않은 일이다.
놀라운 결과는 성적에서도 보여준다.
하위권 학생들이 적어지고 중상위권이 두터워지는 성적분포로 변화하게 된다.
이런 수업으로 인해 학생들은 오히려 사교육을 끊기로 결심하기도 한다.
어찌보면 정말로 필요한 건 이런 공교육의 변화인 듯하다.
사교육을 규제하고 없애서 공교육을 정상화 하려는 노력보다 공교육 정상화를 통해 사교육이 필요 없어지는
사회를 만드는 일이 필요한 것이다.
학교가 재미없고 어쩔 수 없이 오는 공간으로 여기는 학생이 많지만 거꾸로 수업을 하는 학생은
공부라는 게임을 한다고 한다.
수업 중 놀이를 통한, 게임을 통한 수업 방식이어서가 아니다.
배우고 토론하고 소통하는 과정이 즐거운 게임이고 놀이로 여겨지는 것이다.
올해 들어 수업하면서 최대한 내가 설명을 안하고 학생들이 친구들과 도와가면서 하도록 노력하고 있었다.
거꾸로 수업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확실히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묻고 답하는 모습들이 인상적이었다.
이제 또 다른 숙제가 생긴 듯하다.
동일하게 거꾸로 수업은 진행하기 힘든 상황인 상태에서 어떻게 하면 최대한 비슷한 효과를 내는 수업을 진행할 수 있을지
영상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학생들이 스스로 내용을 학습해 오게할 수 있을지 생각해봐야 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