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수업을 구상할 때,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지에 주목하게 된다. 하지만 위의 좋은 수업의 관점에서는 보다 중요한 질문은 '누가?'와 '왜?'이다.
먼저 이상하리만치 묻지 않는 질문이 '누가'이다. 우리가 수업을 다른 교사의 수업을 바라볼 때도 우리는 수업하는 교사에 대해 궁금증을 가지지 않는다. '무엇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만 살피고 그것이 적절한지 머릿속에서 빠르게 판단내려진다. 먼저 회복해야할 수업을 바라보는 문화는 주체를 확인하는 것이다. 수업하는 사람이 어떤 관점을 가지고 있는지에 따라 동일한 방법으로 수업을 해도 그 결과는 전혀 다르게 나타난다. 수업을 하는 교사가 추구하는 학교란 어떤 공간인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수업은 무엇인지, 수업을 통해 학생들을 어떻게 성장시키고 싶은지, 타인과의 관계 맺음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등에 따라 수업에서의 고민의 지점이 다르고 그 고민을 풀어내는 최선의 방법도 각기 달라진다. 그렇기에 교사들은 스스로에게 항상 위와같은 질문들을 묻고 답해보아야 하며, 수업을 함께 보기를 원하는 교사들은 수업을 열어주는 교사에 대한 이해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물어야 하는 것이 '왜'이다. 교과서에 제공되었기 때문에 가르치는 수동적인 태도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러한 교육과정이 왜 필요한지 먼저 고민해보아야 한다. 교과서를 보면 단순히 방정식의 답을 잘 풀어내기만 하면 되는 것만 같다. 스스로에게 물어보라. "이차방정식을 통해 학생들에게 어떤 유의미한 경험을 제공하고 싶은가?" 처럼 말이다. 그러한 경험을 학생들이 할 수 있도록 구성하는 것이 수업을 설계하는 일이다.
나의 답은 대체로 이렇다. 미래사회에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을 아는지가 아니라 모르는 것을 접했을 때 호기심이 생기고 알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는 태도에 있다고 생각한다. 지적인 호기심을 가지고 그를 탐구하는 재미를 알게 되기를 바란다.
따라서 나는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들을 많이 던져본다. 제곱근을 예로 들어 본다면,
어떻게 하면 스스로 제곱근의 필요성을 느끼고 정의하게 만들 수 있을지를 고민하며 그와 최대한 비슷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수업을 구성하려고 노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