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2
인수분해의 필요성 부각시키기
2024.4.12. 수업공개 후기3월 처음으로 작성한 공문은 전문적학습공동체 회원을 모집한다는 공문이었습니다.수학하는즐거움 자료로 수업을 진행하고 수업을 참관하며 함께 나누는 선생님들을 모집하는 일이었죠.감사하게도 여러 선생님들이 신청하셔서 오늘 처음으로 수업을 공개하고 나누는 자리가 진행되었습니다.(첨부파일의 학습지로 수업이 진행되었습니다.)수업의 목표오늘 수업은 1단원 수업이 끝나고 처음으로 2단원 수업이 시작되는 날이었습니다.교과서의 흐름과 달리 다항식의 전개도 다루지 않은채 학생들에게 흥미로울 소재를 바탕으로 인수분해의 필요성을 느끼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였으며, 이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이차함수, 일차함수, 대응표, 그래프, 대입, 이차방정식, 일차방정식 등의 개념이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다양하게 연결짓고 폭넓게 사고할 수 있도록 돕고 싶었습니다.과제 및 수업의 흐름 설명이를 위해서 붕어빵 점포를 내고 싶어하는 지우의 이야기를 소개하였습니다.이차함수의 관계를 가지는 붕어빵 1개 가격과 수익을 계산해 보게 하고 좌표평면에 나타내 보게도 합니다.그리고 언제 수익이 날지 이야기 해보도록 하죠.200원에서 600원 사이라고 대답하는 학생들도 있었고, 100원에서 200원 사이 어느 지점보다는 커야 한다고 말하는 학생도 있었습니다.그래프를 점만 찍은 학생도 있었고, 선으로 이어 표현한 학생들도 있었죠.좀 더 구체적인 답을 요구하자 학생들은 150원과 650원이 아닐까 추측하기도 했습니다.(실제 이 값이 맞습니다.)그리고 정확하게 구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지 발문하며, 수익을 붕어빵1개가격(x)로 표현하기를 요구하였습니다.학생들은 그렇게 식을 세웠고, 150과 650을 대입해보며 실제 0이 나오는지 확인하고 자신의 추측이 맞았음을 확인하였습니다.하지만 대입과 추측으로 해를 맞추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며, 그러한 어려움으로 인해 새로운 방법이 필요하다는것, 그리고 도움이 되는 방법을 접함으로써 해당 방법을 배울 필요를 느끼는 것. 즉 인수분해가 배울 가치가 있음을 인식하게 만들고자 했습니다.그래서 위와 같은 학습자료가 뒤따릅니다.지우가 만든 식은 우리가 만든 식(-x^2+800x-97500)과는 다릅니다. 그러나 지우가 만든 식에 대입하며 수익을 구해보면 질문1에서 채웠던 표와 동일하게 수익이 계산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그 과정에서 표현은 다르지만 두 식은 동일한 식이라는 것을 어렴풋이 알 수 있게 됩니다.그러면서 지우가 쓴 식은 수익이 0이되는 값을 찾기 쉽다는 장점을 가집니다.그렇기 때문에 지우가 쓴 것처럼 식을 변환할 수 있기를 기대하게 되며, 인수분해가 왜 필요한지에 대해 학생들이 깨달을 수 있게 될 것입니다.실제 수업의 모습그러나 의도처럼 학생들은 인수분해의 필요성을 바로 인식하지 못했습니다.(-x^2+800x-97500) 이 식에 150이나 650을 대입했던 직전의 경험과 인수분해된 식에 대입하는 경험의 차이로 질문4의 표에 수익을 구하는 과정이 비교적 쉽게 느껴진듯 합니다.그로인해 학생들은 질문5에 대부분 수익을 계산하기 쉽기 때문에 지우가 식을 변형한 것이라며 이유를 밝혔습니다.의도치 않게 잦은 계산이 학생들이 수업에 참여하는 것(모든 학생이 참여가 가능한 수준의 문제이며 돈과 관련된 비교적 친숙하게 여겨질 소재라는 점.)을 도왔지만, 본질적으로 추구하고자 했던 인수분해의 필요성을 느끼게 하는 데는 다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했습니다.하지만 모두 부정적인 면만 존재하진 않았습니다. AB=0이 되려면 A=0이나 B=0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의외로 학생들은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는데, 질문4에서 직접 여러번 대입을 통해 각각의 괄호 안의 결과를 곱해보는 경험이 진행됨으로써, x-150에서 x가 150이 되면 수익이 0이 될 것이라는 것을 보다 쉽게 이해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수업나눔을 통한 깨달음학생들이 인수분해의 필요성을 인식하는 것을 실패한 이유는 질문4가 수익을 구하는 활동으로 여겨진 면이 분명 있습니다. 질문4의 의도는 수익을 구하려는 활동이 아니었습니다. 우리가 구한식과 지우가 구한식이 동일하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한 과정이었습니다. 아직 다항식의 전개를 배우지 않은 입장에서 인수분해된 식과 되지 않은 식이 동일하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붕어빵 1개의 값이 100원부터 900원까지 다양한 값을 넣어도 항상 두 식에서 수익이 동일한 값으로 나온다는 것을 확인하는 일이었죠.하지만 학생들에게는 수익을 계산하고 올바른 답을 구하는 일 자체가 목적이 되어버렸습니다. 질문4와 질문5사이에 잠시 쉬어갈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인수분해되어 있는 식을 보고 수익이 0원이 되는 붕어빵을 구해보라는 추가 과제를 제시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이러한 발문을 진행할 계획이었으나, 이 발문을 진행하고 나면 질문5의 답을 모두 해주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들어 제외하였는데, 학생들이 수익의 계산에만 몰두하는 현상을 해소할 방법이 필요해 보입니다.150과 650을 직접 질문3에서 대입하며 수익이 0이 됨을 확인해버린 것이 추가적으로 수익이 0이되는 값을 찾아야한다는 필요성을 사라지게 만들어 버린 듯 합니다.식을 적절히 변형하여, x절편을 대입을 통해서는 찾기 아주 어려운 식으로 바꾸는 것이 더욱 효과적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그래서 질문3에서 충분히 x절편을 추측해보고, 여러번 대입해보면서 지속적으로 수익이 0이되는 값을 찾는 것을 실패하게 만든 것입니다. 동일하게 질문 4와 질문5를 접하며, 수익이 0이되는 지점을 인수분해된 식을 바탕으로 찾아보게 한다면 학생들에게 인수분해의 필요성이 더욱 부각될 것으로 예상됩니다.첫 수업나눔 후기올해 총 6번의 수업나눔을 계획하고 있습니다.특별한 계획보다는 먼저 실행해보자는 마음으로 열었던 첫 번째 모임에, 그래도 많은 선생님들이 참여해주시고 적극적으로 수업에 대해 대화를 나누어, 준비가 부족했을 모임임에도 의미있고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4년의 공백을 거치고 오랜만에 하는 수업임에도 두려움 없이 수업을 나눌 수 있었던 것은 수업에 대한 나의 목표가 분명하다는 점과 목표를 현실로 이루는 것은 항상 가능한 일은 아니라는 것을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수업에 대한 목표가 분명하기에 다른 사람의 의견이 나의 목표에 부합하는지 아닌지 구분할 수 있게 되어, 내 목표에 부합하지 않는 의견을 정중히 거절할 수 있고, 부합하는 의견을 나에게 보탬이 되도록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따라서 상처받지 않으며, 성장할 수 있는 시간으로 수업을 공개하고 나눌 수 있었습니다.그리고 수업에서 제 목표는 항상 도달가능하지 않다고 스스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그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고민하고 노력할 뿐이죠. 그러한 입장에서 완벽한 수업이 아닌 성장가능한 수업을 지향합니다. 이번 수업을 통해서 많이 느꼈습니다. 올해 수업을 줄곧 수학하는 즐거움을 통해 수업을 진행했지만, 오늘처럼 수업에 대해 고민하고 나누며 수업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은 적은 없습니다. 3월 한달 간 숱한 수업에서 분명 부족하고 아쉬운 점은 많았지만, 성찰하지 못했습니다. 그저 아쉬움을 남겨놓을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수업에서 느낀 아쉬움, 의도와 다르게 반응한 학생들을 함께 살피고 나누면서, 학생들을 수업의 목표에 더 가깝게 만들 수 있는 대안들을 모색해 볼 수 있는 의미있는 시간이 되었습니다.